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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미국 증시 급락, 중간선거와 데이터센터가 AI 주식을 흔든 이틀

폭풍 구름 아래 멈춘 데이터센터 공사 현장

11월 5일 (미국 시간) 미국 증시가 크게 빠졌습니다. S&P 500이 하루에 4.36% 내렸습니다. AP 통신은 2025년 4월 관세 충격 이후 가장 나쁜 하루라고 썼습니다. 반도체 회사들을 모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25% 빠졌습니다. 다음 날인 11월 6일 아침 코스피는 장이 열리자마자 8% 넘게 빠져 거래가 20분 동안 멈췄습니다.

실적이 나빴던 것도, 경제지표가 나빴던 것도 아닙니다. 이번 하락의 출발점은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날짜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1월 5일 하루

11월 5일 미국 주요 지수 등락률

  • S&P 500: 7,688.62 → 7,353.73 (-4.36%)
  • 나스닥 종합: 25,736.51 → 24,315.00 (-5.52%)
  • 다우존스: 53,356.12 → 51,523.06 (-3.44%)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10,268.65 → 9,011.14 (-12.25%)

나스닥은 10월 6일 사상 최고치보다 10% 넘게 내려가 조정 구간에 들어갔습니다. 로이터 칼럼은 반도체 지수의 이날 하락을 역대 두 번째로 큰 하락이라고 썼습니다.

시장의 불안을 보여 주는 VIX 지수는 16.61에서 28.18로 70% 가까이 뛰었습니다. 돈은 안전한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0%에서 4.83%로 내렸고 (AP) 금값은 올랐습니다. 비트코인은 6% 가까이 빠졌습니다.

출발점: 중간선거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Gina Hinojosa) 후보가 현직 그레그 애벗 (Greg Abbott) 주지사를 이겼습니다 (CNBC).

텍사스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의 약 27%가 텍사스에 몰려 있습니다. 텍사스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이노호사 당선인은 주 의회가 1월에 보호 장치를 법으로 만들 때까지 데이터센터 승인을 멈추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포춘은 다른 주에서도 데이터센터 개발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민주당 주지사 후보들이 있었고 데이터센터 건설을 늦추는 주민투표 41건 대부분이 통과했다고 썼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선거 쟁점이 된 이유는 전기요금입니다.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많이 쓰면서 동네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불만이 커졌습니다 (폭스 비즈니스). 한 투자자문사는 데이터센터가 2024~2025년에는 서로 유치하려던 시설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피하고 싶은 시설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CNBC).

11월 4일: 지수는 오르고 전력 설비주는 무너졌다

11월 4일과 5일 종목별 등락률

선거 다음 날인 11월 4일 시장 전체는 크게 올랐습니다. 다우존스는 3.03% 올라 포춘에 따르면 중간선거 다음 날 기준으로 4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6.7%, 아마존 6.1%, 애플 5.3%처럼 빅테크도 많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데이터센터에 전기와 냉각을 대는 회사들은 폭락했습니다. 3편에서 본 버티브가 12.9%, 이튼이 9.9%, GE 버노바가 9.3% 빠졌습니다. 전력 회사 비스트라도 14% 가까이 빠졌습니다. 야후 파이낸스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늦어질 수 있다는 걱정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짓지 못하면 가장 먼저 매출이 줄어드는 곳이 이 회사들입니다. 이때만 해도 걱정은 데이터센터 공사와 직접 관련된 회사들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엔비디아는 3.2%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11월 5일: 매도가 AI 전체로 번졌다

걱정은 아시아에서 먼저 번졌습니다. 11월 5일 코스피는 5.28% 내렸고 SK하이닉스는 9% 넘게 빠졌습니다. 일본 반도체 장비 회사 어드밴테스트와 도쿄일렉트론도 10% 안팎 내렸습니다 (CNBC).

미국 장 전에 나온 경제지표는 좋았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18만 9,000건으로 예상 (19만 7,000건)보다 적었고 3분기 노동생산성은 3.6% 늘어 예상 (2.9%)을 넘었습니다. 장은 엇갈리며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 남짓 만에 미국 주식 시가총액이 2조 달러 넘게 사라졌습니다 (포춘, 프로액티브).

이날 많이 빠진 종목은 이렇습니다 (야후 파이낸스 종가 기준).

  1. 반도체: 마이크론 17.5%, AMD 17.3%, 브로드컴 10.4%, 엔비디아 9.3%. 메모리 회사 샌디스크는 22% 빠졌습니다.

  2. AI 소프트웨어: 팔란티어 9.7%, 오라클 6.9%, 서비스나우 5.9%.

  3. AI 서버를 빌려주는 회사: 코어위브 9.8%, 네비우스 15%.

  4. 전력·데이터센터 설비: 버티브가 하루 더 14.0% 빠졌습니다. 이틀 사이 4분의 1이 사라졌습니다.

AMD는 이틀 전 발표한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는데도 17% 넘게 빠졌습니다. 리사 수 CEO는 “시장은 때로 조금 근시안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야후 파이낸스).

S&P 500의 11개 업종 상장지수펀드 (ETF)가 모두 내렸습니다. 기술 업종이 8.0%로 가장 많이 빠졌고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는 1% 안 되게 내렸습니다. 예외도 있었습니다. 앱러빈은 실적이 좋아 31% 올랐습니다.

왜 하루 늦게 터졌나

언론과 전략가들이 든 이유를 정리하면 네 가지입니다.

  1. 선거 결과를 다시 계산했다. 로이터의 제이미 맥기버는 투자자들이 처음에는 민주당 압승을 무난하게 받아들였다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미칠 영향을 다시 따져 보면서 AI 투자가 무너졌다고 썼습니다. 포춘은 이를 “지연된 매도”라고 불렀습니다. 이토로의 야쿱 로흘리츠는 “급락의 분명한 원인은 중간선거 결과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AI 인프라 구축이 더 느리고 비싸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폭스 비즈니스).

  2. 반도체 회사 실적 전망이 아쉬웠다. 11월 4일 장 마감 뒤 실적을 낸 퀄컴은 12월 분기 주당순이익 전망 중간값 (2.25달러)이 시장 예상 (2.27달러)보다 조금 낮았고 11월 5일 9.7% 빠졌습니다. 다만 같은 날 실적을 낸 Arm은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실적이 이번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을 한꺼번에 팔았다. 노무라의 찰리 매켈리곳은 이번 매도를 “장군들을 쏘는” 매도라고 표현했습니다. 시장을 이끌던 주도주부터 판다는 뜻입니다. 그는 최근 한 달 동안 램리서치가 36%,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30%, AMD가 22%, 엔비디아가 15% 빠졌다고 짚었습니다.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개인 투자자의 개별 주식 순매도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컸습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는 “기술주에서 일종의 매수자 파업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4. 돈 빌리는 비용이 비싸다. 연준은 9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만들었고 10월 회의에서는 동결했지만 위원 2명이 추가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빚을 내서 짓습니다. AP는 높은 차입 비용과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부담을 함께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반대로 경제지표는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이날 나온 지표는 오히려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가

숫자로 위험을 따져 본 곳들의 결론은 “멈추기보다는 늦어지고 비싸진다”에 가깝습니다.

  1. 번스타인: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의 약 56% (244GW)가 정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그 위험은 과장됐다고 봤습니다. 개발 회사가 전력망 비용을 더 부담하는 정도라는 설명입니다 (야후 파이낸스 재인용).

  2. 골드만삭스: 규제가 강해질 수 있는 주들이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의 45%를 차지한다고 추정했습니다 (모틀리 풀 재인용).

  3. 흥국증권: 건설 허가 중단을 공약한 주지사가 당선된 주의 데이터센터 계획이 156.6GW로 미국 전체 381.1GW의 약 41%라고 계산했습니다. 다만 취소보다는 지연과 비용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이투데이).

주지사가 바뀌어도 실제 정책은 1월 이후 주 의회에서 정해집니다. 이미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이미 받은 주문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3편에서 본 GE 버노바의 수주 잔고 1,970억 달러, 4편에서 본 오라클의 잔여 계약 금액 6,640억 달러는 이번 주에 사라진 숫자가 아닙니다. 다만 새 데이터센터의 속도가 느려지면 그다음 주문이 줄어듭니다.

11월 6일 한국 시장

11월 6일 코스피는 2.24% 내린 5,263.26에 출발해 9시 3분 4,924.61 (-8.52%)까지 빠졌습니다.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현물과 선물 거래가 20분 동안 멈췄습니다. 올해 11번째입니다 (이투데이, 아시아경제).

오전 9시 40분 무렵 삼성전자는 9% 가까이, SK하이닉스는 12% 가까이 빠졌습니다. 미국 전력 설비주와 같은 흐름으로 효성중공업 15%, LS ELECTRIC 14%, HD현대일렉트릭 13%가 빠졌습니다 (아시아경제). 일본 닛케이와 대만 가권 지수도 오전에 7~9% 내렸습니다 (야후 파이낸스, 장중).

이 숫자들은 11월 6일 오전 기준이고 종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정리

이번 하락은 AI 회사들의 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짓는 일이 정치 문제가 되면서 생겼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계속 확인한 것처럼 AI 회사들의 실적은 결국 데이터센터에 쓰는 돈에서 나옵니다. 그 돈이 막힐 수 있다는 걱정만으로도 주가는 이렇게 크게 움직였습니다.

앞으로 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텍사스를 비롯한 주들이 실제로 어떤 규제를 내놓는지. 주 의회는 1월에 열립니다.

  2. 11월 10일 코어위브 실적과 그 뒤 엔비디아 실적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전망이 바뀌는지.

  3. 12월 9일 연준 회의. CNBC에 따르면 시장이 보는 금리 인상 확률은 11월 4일 82.7%에서 5일 70.1%로 내려갔습니다.

실적은 그대로인데 주가가 크게 빠진 날은 좋은 회사를 다시 볼 기회이기도 하고, 시장이 놓친 위험을 알려 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인지는 1월 이후 실제 정책과 다음 분기 주문 숫자가 알려 줄 것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료: AP (2026.11.5), 로이터 칼럼 (2026.11.5), CNBC (2026.11.4), CNBC 라이브 (2026.11.5), 포춘 (2026.11.5), 폭스 비즈니스 (2026.11.5), 야후 파이낸스 라이브 (2026.11.5), 야후 파이낸스·TIKR (2026.11.5), 모틀리 풀 (2026.11.5), 프로액티브 (2026.11.5), 텍사스 트리뷴 (2026.11.4), 이투데이 (2026.11.6), 아시아경제 (2026.11.6), 연준 FOMC 성명 (9월, 10월), 퀄컴 실적 발표. 지수와 주가 등락률은 Yahoo Finance 종가 기준.